신뢰의 이동: 블록체인이 바꾸는 세상의 질서

우리는 지금 ‘신뢰’의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의 세계는 신뢰를 중앙화된 기관, 즉 은행이나 정부, 대기업 같은 ‘중개자’에 맡기는 구조였다. 이들은 정보를 기록하고, 보증하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필수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이 구조는 부패, 수수료, 보안 문제 등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돈 탭스콧은 이러한 신뢰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해법으로 블록체인을 제시한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신뢰를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형성하게 하는 신뢰 프로토콜이다. 중앙기관 없이도 거래 당사자 간에 직접 신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며, 그 기록은 누구도 임의로 조작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저장된다. 이로 인해 우리는 이제 ‘기관을 믿지 않아도 되는’ 세상, 즉 탈중앙화된 신뢰의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이 기술은 단순히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 교육, 헬스케어, 예술, 공공 행정 등 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잠재력을 가진다. 예를 들어, 음악가들은 중개자 없이 자신의 음악을 블록체인에 올리고 청취자와 직접 수익을 나눌 수 있다. 정부는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모든 문제의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그리고 이 새로운 질서에 사람과 사회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있다. 이 책은 기술 혁신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신뢰 그 자체다.

결국 『신뢰이동』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무엇을 믿고 있는가?” 그리고 이어서 제안한다. “이제는 시스템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의 집단 지성과 기록의 투명성을 믿어야 할 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