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에서_마침표로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때, 입사를 할 때, 그리고 일을 할 때. 모든 순간마다 내 안에서 물음표가 샘솟았다. 합격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을 하게 될까, 브랜딩 업무를 내가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설렘과 기대, 불안에서 비롯된 의문들은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어느새 그 물음에 하나하나 답을 하고 마침내 모든 질문에 온점을 찍는 날이 다가왔다. 2021년 8월 17일, 인턴 생활을 마무리하는 날은 아쉬움과 후련함이 공존하는 날일 것 같다. 돌이켜보면, 분명 ‘이 부분은 좋았지.’ 하고 뿌듯한 적도 있었고 ‘이건 조금 더 다듬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하고 아쉬웠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들이 내가 보낸 기간들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 준 것 같아 되새겨 보려고 한다. 
#인턴생활_타임라인
첫 출근, 입사하기 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못할 것 같다며 우는 소리를 냈던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잔뜩 긴장을 해서 몸이 뻣뻣하게 굳은 내가 있었다. 길을 헤맬 것 같아서 조금 일찍 출발했는데 결과적으로 출근 시간에서 40분이나 이른 9시 20분에 도착해버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들어가지도 못하고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아르바이트 할 때는 종종 일찍 오는 걸 싫어하시는 분들을 종종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30분 간 그 주변을 빙빙 돌며 산책을 하다가 50분이 거의 다 되어서야 들어 갔다. 일주일 동안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실전을 맞이했다. 내가 하고 싶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까지! 완성물을 보면 뿌듯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다 마주하게 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위픽 우먼 홍보영상 기획. 영상 쪽으로는 배우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직접 하는 쪽과는 인연이 전혀 없었다. 제작은 물론, 기획도 처음. 백지장 마냥 새하얗게 변해버린 머리는 계속 ‘어떡하지’만 되뇌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같이하는 정연님을 흘긋 보면, 무언가 마구 써내려 가고 있었다.
“일단 해보자!”
그 모습을 보며,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과 뭐든 있어야 진행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참고 자료를 찾아보며 무작정 써 내려갔다. 그렇게 쓰고 회의를 거쳐 두 가지로 좁혀지게 된 영상 기획안. 둘을 합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에 정연님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전달하고 싶은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지 많이 고민했다. 고민하고 수정하고, 또 고민하고 수정하고…. 약 3주간 그 행동을 반복한 결과, 하나의 영상 콘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드디어! 라는 후련한 마음도 잠시, 우리에게는 아직 촬영이 남아 있었다. 그래도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그 콘티로 촬영 및 편집 감독님과 모델 두 분을 섭외해서 촬영을 진행했다. 감독님과 모델분들, 장소를 섭외하는 데에 있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이나 견적 등의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다행히 좋은 감독님과 모델분들을 만나서 촬영을 할 수 있었고, 장소의 경우는 현실과 타협을 해서 스튜디오를 기획안의 배경으로 재탄생 시켰다. 촬영 당일, 밝고 화기애애한 모델분들과 욕심과 책임감 있는 감독님 덕에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 세 분 모두가 프로 의식을 가지고 잘 해 주셔서,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는 대망의 편집만이 남아있었는데, 우리의 손을 떠난 편집이 어떻게 나올 지 기대되는 한편,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과연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나올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감독님의 메일을 기다렸다. 
#나를_위한
내 첫 인턴 생활은 제멋대로 굴곡이 진 언덕을 넘는 시간이었다.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힘들고 머리 아플 때도 있었지만, 결국엔 ‘나’를 위한 과정이었다. 해본 적 없는 것들에 도전하면서 내 역량을 파악할 수 있었고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모여 내 인턴 생활이 다채롭게 빛날 수 있었고, 순조롭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걱정만 한아름 안은 채, 도전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똑같은 세상을 보고 멈춰 서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덕에 소중한 경험도 얻고, 결과물에 대한 뿌듯하다는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 다양한 감정으로 나를 채워준 믹스앤픽스, 이제는 이곳에서 보낼 마지막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랬던 것처럼 멈춰 있지 않고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