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비즈니스의 본질이 ‘햄버거’ 판매가 아니라고?

성공한 기업의 이유를 탐구해보자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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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파운더‘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맥도날드를 처음 만든 맥도날드 형제와 사업화를 시킨 레이 크록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오더군요. 맥도날드 비즈니스의 본질은 햄버가 장사가 아닌 부동산이다, 라구요.

햄버거 판매로 수익을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레이 크록에게 한 귀인이 알려준 거죠. 맥도날드 매장을 낼 부지를 직접 소유하고 임대수익을 내라…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를 본 분은 많지 않은 것 같던데… 이미 우리에겐 ‘부동산이 전부다’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새롭게 느껴지지 않아서였을까요? 

성공한 기업은 모두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입니다.

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비슷하게 행복하지만,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불행하다.

하지만 기업에는 이 말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반대가 아닐까 싶어요. ‘망하는 기업들은 비슷한 이유로 (즉, 돈이 없어서) 망하고, 잘 되는 기업은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이죠.

맥도날드의 비즈니스의 본질이 부동산이듯, 각 회사들엔 저마다 성공의 비밀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겉으로만 보고, 또는 결과론적으로 저 회사는 이래서 성공했다, 고 단정하지만 (때로는 그 회사들에서 그렇게 포장하기도 하지만) 실제론 다른 경우들도 많습니다. 

백종원 씨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음식점을 창업하려면 성공한 가게만 가보지 말고, 실패한 집에도 가보라구요. 종종 성공한 집들을 보면서 이 정도면 우리가 잘할 수 있겠는데? 하는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는 거죠. 하지만 실패한 집들에 가본다면 안 되는 이유를 찾기 어렵거나, 막상 이유를 찾아도 개선할 벙법을 못 찾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창업을 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풀무원’의 경쟁력은 무엇이었을까?

대학 시절 마케팅 교수님이 ‘풀무원의 회사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는데요. 아마도 마케팅(브랜딩), 제품력, 유기농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때 교수님의 대답은 전국적인 배송망이었죠. 지금으로 따지면 아마도 콜드체인 시스템 같은 것이 될 듯합니다.

1984년 풀무원은 최초의 포장 두부를 출시합니다. (Ⓒ풀무원)

풀무원 이전엔 ‘두부’나 ‘콩나물’ 등을 대기업이 만든다거나, 반대로 그걸 팔아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죠. 프랜차이즈 유통이란 게 없고, 대부분 동네 장사인데.. 예전의 구멍가게들은 대부분 냉장고가 없었거든요. 유통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죠. 소량생산에 소량 판매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이걸 깬 것이 풀무원인 겁니다. 두부 한 모 주세요. 하면 흰 천으로 덮어 놓았던 커다란 두부를 잘라서 팔던 시절, 풀무원의 포장 두부는 혁신인 겁니다. 

에어비앤비도 많이 알려진 스토리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형 콘퍼런스 기간 중에 에어베드와 브렉퍼스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만, 성공한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크레이그리스트’의 정보를 훔쳐낸(우리로 비유하면 당근마켓이 중고나라에 등록된 매물을 긁어 오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명사가 됐지만 원래는 하버드 대학생들 간의 ‘인물평’ 같은 걸 하기 위한 서비스입니다. 탈잉 역시 고대생의 과제로 시작해서, 대학생들 간의 품앗이 같은 걸로 성장했지만 정작 성공한 이유는 직장인으로 타깃을 바꾼 후입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탄생 배경을 가졌고, 어떤 계기로 커다란 변화를 통해 성공한 케이스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늘 책이나 강연 같은 곳에서 성공 사례로 들어오던 것들도, 정작 성공의 이면엔 전혀 다른 (때론 지저분한) 면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모든 브랜드가 성공 이후의,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들만 보여주길 원하지만 우리가 지금 그 회사의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참고해야 할 장면은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죠. 

종종 정크푸드라 불리는 브랜드들이 만든 이미지 개선 광고를 접하곤 합니다. 우리는 천천히 만든다,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다, 설탕이 적다 등등.. 그런 광고 집행된 후 그 캠페인이 큰 상을 받거나, 무슨 브랜드의 운명을 바꾼 캠페인.. 하면서 신문 등에 칼럼이 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좀 생각이 다릅니다. 그런 광고 대부분이 잘 만든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메시지도 분명하죠. 하지만 광고를 잘 만든 것과 성공한 이유는 다릅니다. 그런 브랜드들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을 때, 저는 그 브랜드의 매장 앞을 지나면서 깜짝 놀란 적들이 있습니다. 

이제 저 브랜드는 큰일 났구나 싶던 걱정을 비웃듯 매장에 손님이 바글바글했거든요. 뉴스를 못 본 것은 아닐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매장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는 분들은 ‘진심으로 만든다는 그 광고’를 진심으로 믿어서일까요? 

아마도 그런 브랜드의 진정한 힘은 오히려 사람들이 그런 ‘작은(?) 문제’에 무감각해지도록 만든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정치인들의 웬만한 비리나 문제 같은 것에는 크게 분노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싫어하는 정당이라면 없는 잘못도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마찬가지지만, 마케팅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꼭 누가 얘기해주는 것 외에 그 이면의 진실은 무엇일까? 진짜 성공의 본질은 뭐였을까? 를 항상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가짜 뉴스도 많지만, 가짜 이론(책 장사를 위한)들도 많은 것 같거든요. 

P.S.. 맥도날드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유한킴벌리의 사례가 생각이 나는데요. 한국의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이 합작으로 만든 회사죠. 전 세계적으로 킴벌리 클라크는 사옥을 소유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자칫 비즈니스의 본질이 부동산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요. 뭐 부동산 갖는 게 나쁘다는 의도로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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