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는 왜 ‘당근’이 되지 못했을까?
'중고나라'는 왜 '당근'이 되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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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7

‘중고나라’는 왜 ‘당근’이 되지 못했을까?’중고나라’는 왜 ‘당근’이 되지 못했을까?

중고 거래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대부분 ‘당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원조는 ‘중고나라’죠. 2003년에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회원수가 2,000만 명이 넘습니다. 물론 네이버 카페를 포함해서지만요. 하지만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현재의 처지는 꽤 차이가 있는 듯하네요.

작년에 ‘당근마켓’은 시리즈 D 투자(1,800억)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3조 원으로 평가받았어요. 이로써 당근은 우리나라 18번째 유니콘 기업이 됐죠. 그에 반해 중고나라는 대략 1500억 원 정도에 매각됐습니다. 거래액 전체를 보면 ‘중고나라’가 여전히 1위인데 말이죠. (당근마켓 1조 vs. 중고나라 5조)  

중고나라가 이렇게 거래액이 큰 이유는 고가의 제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명품 같은 건 아니고, 아무래도 30~50대 남성층이 많다 보니 중장비 등의 거래가 많이 일어난다고 해요. 그럼에도 중고나라의 평가 가치가 높지 않은 건.. 예상하시겠지만, 이런 대다수 거래가 네이버 카페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사실 당근마켓 외에도 원조를 뛰어넘은 서비스들은 또 있었습니다. ‘직방’이나 ‘다방’ 이전에 ‘피터팬의 좋은방구하기’라는 카페가 있었고, ‘야놀자’ 역시 그 이전에 ‘인터파크투어’라는 여행과 예약의 강자가 있었죠. 하지만 최근 ‘야놀자’는 큰 형님 뻘인 ‘인터파크’를 인수했습니다. 

포지셔닝. 어떤 시장으로 들어갈 것인가?  

중고나라는 중고거래라는 영역에서의 절대 강자였음에도, 왜 지금 당근마켓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왜 인터파크는 야놀자에 인수됐을까요? 

앱으로의 진출이 늦었다던가, 투자를 받지 못했다던가, 트렌드 변화에 느렸다던가… 물론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오늘은 어떻게 포지셔닝했는가? 그리고 어떤 시장을 장악했는가?라는 측면에서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모든 독점 기업은 시장을 크게 지배한다. ‘따라서 모든 신생기업은 아주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너무

작가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하라. 이유는 간단하다. 큰 시장보다는 작은 시장을 지배하기 더 쉽기 때문이다.

제로 투 원 | 피터 딜

피터 틸의 말처럼 신생 기업은 아주 작은 시장에서 시작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당근’의 경우 중고거래 전체를 노리기엔 이미 ‘중고나라’라는 거인도 있고, 번개장터라는 앱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전혀 다른 이미지와 좁은 시장(동네)으로 승부할 필요가 있었죠. 

위의 기사에도 보이듯, 당근은 간단한 ‘용돈벌이‘의 긍정적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내가 쓰지 않는 제품들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 강한 매력이 있었죠. 저도 처음 당근을 처음 소개받은 게, 안 쓰는 헬스 용품을 팔았는데 꽤 쏠쏠하더라는 ‘스토리’와 함께였거든요. 

그에 비해 중고나라는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라는 말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들에 갇혀 있었습니다. 괜히 ‘호갱’되기 싫으면 가까이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싶죠. 벽돌 택배 사건 같은 것도 심심찮게 뉴스에 나오구요.  

물론 중고나라도 이런 문제를 모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고나라는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빌려 쓰는 입장이다 보니 거래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뒤늦게 앱으로 뛰어들었지만, 빠르게 비즈니스 도메인을 옮기진 못했죠. 

앞서 말했듯, 여전히 ‘대한민국 1등 중고거래’는 중고나라입니다. (중고나라에 그렇게 쓰여 있더군요) 하지만 당근은 중고거래 보다는 여전히 ‘동네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중고나라 입장에서 보면 중고거래 1등이라는 타이틀이, 그리고 네이버라는 카페가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은 것일 수도 있겠네요. 

당근마켓의 미래는 밝을까?  

그럼 당근마켓의 앞길은 탄탄대로일까요? 앞서 3조 원에 달하는 기업가치 얘기를 했습니다만, 당근마켓의 지난해 매출은 297억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용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당근은 거래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없기에 거래액 자체가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래서 3조 원이라는 몸값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의문도 있죠. 

당근마켓의 김용현 공동대표는 “중고거래를 넘어 무너진 지역 커뮤니티를 인공지능과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재건하는 게 당근마켓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는데요.

동네의 주민이나 상점이 당근이라는 지역 플랫폼 안에서 서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끔 만든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향후 가사 도우미나, 돌봄 서비스 등 지역 내에서의 서비스로 확장을 하려는 계획인 듯합니다.  

각각 시장 가치를 3조, 10조로 인정받고 있는 당근과 야놀자, 두 회사가의 전략은 이제 동네의 ‘골목대장’에서 ‘슈퍼앱’으로 바뀌었습니다. 달라진 전략과 환경 속에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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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광고대행사를 거쳐 글과 강의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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