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매커니즘

소비자의 심리를 읽는 것이 마케팅의 시작이다.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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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ES24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소비자행동론을 간단하게 말하면 왜 이런 것을 샀을까? 또 왜 이건 사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는 학문 분야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하나씩 살펴보면 처음에 구매를 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지점을 찾아낼 수 있는데 이것을 서치라이트로 비유해 볼 수 있다. 서치라이트라는 말은 무언가를 비춘다는 뜻이다. 

비춤으로써 우리가 이제껏 보지 못한 무언가를 보게 해 준다. 

소비자행동론에서 사용하는 개념도 이와 유사하다. 

무엇이 우리에게 소비라는 행동을 하게끔 서치라이트가 되어 물건을 비추었을까?

이것에 대한 고찰을 해봄으로써 소비의 매커니즘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소비의 매커니즘을 이해해보자. 


Ⅰ. 마케팅은 Thank you와 Money 모두를 받는 것

여기서 Thank you는 조금 정확히 말하면 고객 만족이다. 한편 Money는 이익을 가리킨다. 모두라는 단어를 강조했는데 Thank you와 Money는 어느 한쪽이 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해야 할까? 이는 어느 한쪽만 만족하고 다른 한쪽은 만족하지 못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먼저 Thank you는 받았지만 Money를 받지 못한 경우다. 다시 말해 고객은 만족했지만 적자가 나는 상황이다.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물건을 팔면 당연히 고객은 기뻐한다. 

하지만 판매자는 오늘 찾아온 고객은 만족시킬 수 있어도 내일, 모레 찾아올 고객은 만족시킬 수 없다. 장사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Thank you는 받지 못했지만 Money를 받은 경우다. 즉 고객 만족은 고려하지 않고 이익을 얻으려는 상황이다. 

누구나 한 번쯤 해외여행을 하다가 관광지에서 싸구려 물건을 비싸게 사는 바람에 억울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시 갈 일이 없는 관광지에서의 쇼핑처럼 딱 한 번만 거래하고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을 때는 미래의 거래를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이 만족하지 못해도 이익만 제대로 확보하면 장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첫 고객을 만족시켜 재구매 고객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일기일회를 악용하는 비즈니스는 통용되지 않는다. 

이렇듯 Thank you와 Money는 어느 한쪽이 빠져서는 안 된다. 현재 고객의 만족을 얻지 못하면 미래의 고객을 기대할 수 없고, 현재 이익을 얻지 못하면 미래에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없다. 


  Ⅱ. 가판대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운 것

러블리 요요는 아무리 생각해도 원가가 100원 정도밖에 안 되는 물건이었다. 진짜 헬로키티 인지도 의심스러웠다. 

굳이 4,000원이나 주고 살 만한 물건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훌륭한 진열 기법의 효과로 러블리 요요 잡기에 삼매경이다. 

당연히 보호자의 반응은 살까 말까 두 가지로 나뉜다. 대부분의 부모는 뭐해! 얼른 그거 돌려드려! 우리 간다! 하고 곧장 아이들을 대피시킨다. 그럼 과연 어떤 사람이 살까? 

바로 할아버지다. 할머니도 많이 사주었지만 높은 확률로 지갑을 연 사람은 할아버지였다. 

러블리 요요는 다른 요요 잡기와 달리 한 개밖에 건져 올릴 수 없다. 그런데도 왜 그런 싸구려 플라스틱이 1개에 4,000원에 팔릴 수 있었을까? 

4,000원이나 되는 돈을 낼 만한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할아버지는 왜 거절하지 못할까?

한번 상상해보자. 할아버지는 손자를 아주 귀여워한다. 어쩌면 여름 축제 기간에 맞춰 집에 온 탓에 오랜만에 손자의 얼굴을 봤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손자의 어리광을 받아주려는 니즈가 최대치라고 할 수 있다. 

어리광을 받아주는 구체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원하는 물건을 사주는 일이다. 러블리 요요 마케팅은 이런 점을 어필한 것이다. 

보통 마케팅에서는 판매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고객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 

하지만 러블리 요요의 사례는 단순히 제품과 관계뿐만 아니라, 타깃이 어떤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러블리 요요 비즈니스의 기본을 알차게 설명해준 형은 경험을 통해 할아버지와 손자의 애정을 둘러싼 폴리틱스를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겉으로 드러난 타깃 뒤에 감춰진 진짜 타깃이 중요하다.

Ⅲ. 인간은 불리한 진실을 보지 않으려 한다. 

선택적 지각, 지각 방어, 지각 순응

우리는 매일 막대한 양의 광고성 장보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를 좁혀 나간다. 

이를 선택적 지각이라고 한다.

선택적 지각은 광고의 노출 방식과 소비자의 수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노출 방식은 글자나 영상 소리 등 특정 자극이 얼마나 크고 빈번한가를 말한다. 

소비자의 수용방식은 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지각 방어는 자신이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자극을 회피하기도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배제한다. 

폐암 환자의 폐 등 아주 혐오스러운 사진이 붙어 있는 담뱃갑이 그렇다. 이런 금연 캠페인은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불리한 사실을 회피하려는 흡연자에게 일종의 강제적 사실 고지를 통해 금연을 유도한다. 

이것이 바로 디마케팅이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 흡연자가 그런 충격적인 사진이 붙은 담뱃갑을 볼 때 어떤 기분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강한 자극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한다. 

이것을 지각 순응이라고 한다. 처음 볼 때는 담배를 끊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매일 보다 보면 적응이 되어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게 되고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이는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맛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선택적 지각과 지각 방어는 모순된 욕망의 저변에 빛을 비춘다. 

살은 빼고 싶지만 먹고 싶다거나, 절약하고 싶지만 쇼핑을 하고 싶다거나 병에 걸리고 싶지는 않지만 담배와 술을 즐기고 싶은 마음처럼 인간의 모순된 니즈를 가지고 있으며 때때로 모든 욕망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작용하는 기능이 선택적 지각과 지각 방어다.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다루겠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인간은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 


  Ⅳ. 편리한 식기세척기가 보급되지 않는 이유

신상품의 확산을 좌우하는 5가지 조건으로 식기 세척기를 살펴보자.

첫 번째로 적합성이란 제품이 타깃의 가치관에 부합하는가를 가리킨다. 누군가는 설거지를 기계에 맡기면 일을 대충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비슷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있었다. 사이먼 파트너가 쓴 일본의 제조업이라는 책에 따르면 전후 농촌에서는 세탁기 판매가 무척 어려웠다고 한다. 

왜냐하면 빨래는 며느리가 손으로 한다는 사고방식이 뿌리 깊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며느리가 세탁기를 사고 싶어도 시부모가 허락하지 않아서 구매가 요원했다. 

두 번째로 시험 가능성이란 실제로 시험해볼 수 있는가를 말한다. 레드불은 종종 대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나눠준다. 

이렇게 해서 레드불이라는 에너지 드링크가 어떤 맛인지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식기 세척기는 시험할 기회가 별로 없다. 

편리함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확산이 힘든지도 모른다. 

세 번째로 복잡성이란 새로운 상품이 어떤 용도인지 이해할 수 있는가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식기세척기는 복잡성이 낮다. 그릇을 자동으로 씻고 건조해주는 기계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다만 사용법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네 번째로 관찰 가능성이란 새로운 상품의 이점을 누리는 타인을 볼 기회가 있는가를 뜻한다. 

스마트폰이 편리한지 아닌지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달라고 하기는 쉽다. 항상 손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기세척기는 부엌에 있는 탓에 남의 집에 놀러 갈 기회가 없으면 관찰하기 어렵다.

다섯 번째로 상대적 우위란 새로운 상품을 채택하기 전과 비교해 채택 후에 얼마만큼의 이점이 있는가를 말한다. 

나도 그렇고 한번 식기세척기를 사용한 사람은 항상 사용한다. 식기세척기는 압도적인 상대적 우위가 있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적합성, 시험 가능성, 관찰 가능성의 문제로 식기 세척기는 스마트폰만큼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적절한 오피니언 리더를 활용해 이 3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식기세척기의 보급률도 높아질 것이다. 


[ 글을 마치며 ]

두 가지는 확실하게 기억을 해두어야 할 것 같다. 

첫 번째는 마케팅은 Thank you와 Money를 모두 다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할 때에 만족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생산자는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생산자는 만족감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는 적정 가치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만족감을 갖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후에 재구매나 재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리고 생산자는 일시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속적인 이익을 얻을 수는 없다. 

이는 결국 경험이라는 요소에 해당하고 측정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소비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얻었는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에게만 만족스러운 결과가 발생될 경우를 고려해보자. 이는 생산자 쪽에서 불만족스러운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런 거래는 결국 생산자가 살아남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야기시킨다. 

이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생산자는 자신이 왜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기업은 고객 만족을 통해 이윤 창출을 해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적합성, 시험 가능성, 관찰 가능성의 문제로 물건을 바라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합성은 제품이 타깃의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시험 가능성은 제품을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관찰 가능성은 새로운 상품의 이점을 누리는 타인을 볼 기회가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조금 이해가 더 쉽게 될 수 있는 언어로 바꾸어 건조기로 예를 들어보겠다. 

적합성은 제품을 사용할 사람들이 구매를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본다는 것이다. 

건조기를 사용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인지와 가격에 따른 구매 가능 계층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시험 가능성은 건조기라는 제품을 고객이 구매 전 사용하기 힘들다. 이럴 때 간접적으로 어떻게 사용 경험을 느껴볼 수 있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마지막 관찰 가능성은 건조기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건조기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다. 

위의 세 가지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다양한 방법과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위의 세 가지는 다른 제품으로도 변환시켜 생각해보면서 더 많이 응용해본다면 마케팅적인 접근 방법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고객 만족과 영업 이익, 신제품의 효과적인 소구 방법으로서 적합성, 시험 가능성, 관찰 가능성을 잊지 말아야겠다. 

 참고 도서 : 소비의 매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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